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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개국의 기록/호텔

프랑스 호텔 :: 프랑스 브르타뉴 시골 친환경 트리집

by 셰즈린다 2020. 7. 9.

프랑스는 아주 환경에 민감한 곳인 것 같습니다. 슈퍼마켓에 가면 'BIO'라고 불리는 유기농 제품이 있는 공간이 따로 있습니다. 계란을 살 때도 확실하게 초원에서 자랐는지, 닭장에서 자랐는지를 확인합니다. 몇 백원 비싸지만 최대한 그곳에 사는 닭의 환경을 고려해서 열린 초원에서 자란 계란을 삽니다. 이렇게 소비자들이 케이지에서 자란 닭이 낳은 계란을 구매하지 않다보면 결국엔 닭들도 조금 더 나은 환경에서 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뿐만 아니라 우유, 치즈 등도 BIO 제품을 신경써서 사는 편입니다. 이는 숙소도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가본 숙소 중에 가장 이색적인 숙소 였습니다. 

숙소는 '친환경' 숙소라고 했습니다. 시골에 있는데 모든 건축 자재들이 주변에서 난것들입니다. 기본이 되는 자재는 나무 입니다. 내부에서도 플라스틱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침대부터 서랍, 테이블 모두 다 원목으로 직접 만든 것들이었습니다. 그래서 숙박비도 더 비쌌습니다. 중요한 것은 숙소에 물이나 전기가 안 들어온다는 점입니다. 샤워를 하고 싶거나 세수 등을 하려면 걸어서 입구까지 가야합니다. 산 곳곳에 숙소들이 떨어져있기 때문에 아주 프라이빗합니다. 처음에 숙소에 갈 땐 짐이 많아서 직원이 골프 카트로 숙소까지 데려다 주었습니다. 그러나 다행히 저희 숙소는 주차장에서 그런게 먼 편이 아니라서 걸어서 필요할 때마다 차에 갈 수 있었습니다.

물이 없기 때문에 화장실 사용 또한 일반적이지 않습니다. 처음에 체크인할 때 주는 봉지에 처리하고 마지막에 묶어서 내놔야합니다. 다른 숙소보다 비싼 숙박비인데 이렇게까지 숙박객 스스로 해야하는 것이 많으니 다음에는 별로 묵고 싶지 않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뭔가 제가 돈을 내면서 불편함을 산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숙소는 편안함과 안락함이 최고라고 생각하는데 화장실도 편하게 이용하지 못하고, 특히 화장실을 이용하고 마음껏 손을 씻지 못한다는 것 또한 괴로웠습니다. 숲 속에 숙소가 있어서 벌레도 참 많았습니다. 멧돼지와 같은 동물이 언제든 공격해도 이상할 것이 없는 외딴 곳이었습니다. 불도 없어서 밤에는 깜깜한 상태로 지내야했습니다. 그냥 하루가 빨리 끝나길 바라며 일찍 잠에 들었습니다. 

그나마 좋았던 점은 조식 서비스 였습니다. 아무래도 근처에 식사를 해결할 곳이 없어서 비싸지만 조식을 신청했습니다. 아침에 언뜻 골프 카트가 돌아다니는 것을 들었는데, 산 아래에서 조식이 담긴 바구니를 줄에 매달아 두었습니다. 혹시나 동물들이 와서 먹을까봐 나무 상자 안에 조식을 담고, 그것을 공중에 매달아 두었습니다. 밧줄을 올려서 조식을 먹었습니다. 크로아상, 바게트, 쥬스, 우유 등등이 있었습니다. 아쉬운 점은 조식에선 환경을 생각한 점이 안 보였다는 것입니다. 플라스틱이 많았습니다. 한 번으로 충분한 경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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